김을현기자/psw4488@naver.com
【광주=교육연합뉴스】김을현 기자=광주숭일중·고총동창회(회장·박철홍 골드클래스 대표)는 지난 13일 광주 '양림동 역사문화마을' 내 옛 숭일학원 담장(남구 백서로 74) 일원에서 '숭일학교 옛터 표지석' 제막식을 개최했다.

광주 '양림동 역사문화마을' 한 켠에 오롯이 자리하면서 이따금 문화해설사들의 입을 통해 명맥을 유지하던 돌담 유적이 마침내 이름표를 찾았다.

이날 행사는 총동창회가 모교 설립 110돌을 맞아 학교 역사를 재정립하고 '존중·공동체·섬김·나눔'의 개교 이념을 지역사회에 널리 알리고자 마련했으며, 제막식에는 박철홍 총동창회장과 최영호 광주 남구청장, 임인호 숭일고 교장, 정재관 숭일중 교장, 재학생 대표 등 각계각층 인사 200여 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제막식이 열린 이곳은 미국 남장로교 배유지(Eugene Bell·1868~1925) 선교사가 1907년 3월 5일 숭일학원을 설립한 이후 1971년까지 60여 년동안 교사(校舍)를 지켰던 담장으로 대한제국 개화기 전형적인 돌담 형태를 띠고 있다.

'엘리트 기독교인 양성'을 목표로 했던 숭일학원은 이듬해 봄 4년제 소학교인 '숭일보통학교'로 개편되면서 일제침략기를 거쳐 해방 직후까지 개신교도들 뿐만 아니라 광주·전남지역 서민들의 신지식 보급에 앞장서왔다.

일제의 핍박이 거셌던 1937년에는 '신사참배'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한동안 폐교의 아픔을 겪기도 했으며, 1951년 정부의 학제 변경에 따라 현재와 같은 중·고교로 자리를 잡게 됐다.

앞서 이날 오전 총동창회는 광주 동구 지산테마파크 일원에서 '추억 그리고 어울림'을 주제로 '2017 숭일 동문의 날' 행사를 갖고 환경보호활동을 겸한 단체 산행과 '으뜸 숭일인상' 시상식, 재학생 특별공연 등을 통해 동문간 우의를 다졌다.

박철홍 총동창회장은 "숭일학원의 오랜 역사를 증명하는 옛 모교 담장터에 알림판과 표지석을 세워 학교연혁의 증표로 삼을 수 있게 됐다"면서 "2만4천여 명의 동문들에게는 추억을 가늠할 수 있는 공간이 되고, 과거와 현재가 함께 살아있는 공간으로 여행을 온 시민들에게는 역사를 더듬어보는 계기가 되어 '양림동 역사문화마을'의 새로운 명소로 부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표적 숭일 동문으로는 영화계 거장 임권택 감독(중 25회)과 바르셀로나올림픽 탁구 메달리스트 김택수(고 37회) 등이 있으며, 중국의 3대 음악가로 꼽히는 정율성 선생(1919∼1976)도 숭일학교를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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